가나다
aaa

이원식의 정도전 이야기 [6] ‘정도전의 고향 시 ‘촌거즉사(村居卽事)’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23-05-11 17:54

본문

삼봉 정도전이 1366년(병오 공민왕15) 24세 때 부모상을 당하여 영주 선영 여막(廬幕)에서 시묘살이를 할 때 오언율시(五言律詩)로 지은 시가 촌거즉사(村居卽事)이다. 村居(촌거)란 시골에서의 삶을 말하고, 卽事(즉사)는 눈앞의 사물을 보고 ‘즉흥으로 읊은 시(詩)’라는 뜻이다.

芽茨數問屋 (아자수문옥) 띠로 이은 두어 간 집이,/幽絶自無塵 (유색자무진) 한적한 곳에 있어 속세 걱정 없어라./晝永看書懶 (주영간서라) 낮 동안 글공부 지루해질 때면,/風淸岸幘頻 (풍청안책빈) 맑은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스치네./靑山時入戶 (청산시입호) 푸른 산은 무시로 쪽문으로 들어와,/明月夜爲鄰 (명월야위인) 밤이면 밝은 달 이웃되어 주누나. 偶此息煩慮 (우차식번려) 뜻밖의 우환에 쉬는 것일 뿐,/原非避世人 (원비피세인) 본디 세상을 등진 것은 아니로세.

영주소남한시회 김호철(金浩喆) 한시연구가는 삼봉의 ‘촌거즉사(村居卽事)’를 여러 번 읽고 난 후 느낀 바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선생의 촌거즉사(村居卽事)를 읽었다. ‘낮이 길어서 책을 읽다가 지루하면 시원한 바람에 갓을 벗는다. 푸른 산은 때로 방에 들어오고, 밝은 달은 밤이면 이웃되어 주네.’ 이 구절은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저절로 연상하게 한다.

결구에 ‘偶此息煩慮(우차식번려) 原非避世人(원비피세인)’에서 자기는 본시 세상을 피하여 살려는 사람이 아니라 뜻밖의 일로 이곳에서 ‘세속의 번뇌를 식히는 것’이라 한 것은 세상사에 미련과 관심을 버리지 못하고 때가 되면 큰 포부를 펼치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명시(名詩)이다.

또 한시인이기도 한 김 연구가는 2007년 유향영주 전국한시백일장에서 장원에 올랐다. 당시 장원작품 한시 원문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 국역문만 소개한다.

높고 크신 삼봉선생 이 땅(영주)에 나시어서,/조선 창업의 첫째가는 큰 공을 세우셨네./숭유척불(崇儒斥佛)하여 선비의 기풍을 떨치셨고,/보국안민(輔國安民)하여 나라의 기강을 밝혔네./송악(松岳) 고을에는 나쁜 습관 배제하고,/한양성 안에는 새로운 궁궐 건설했네./특출한 문장 위대한 업적 청사에 길이 빛나,/추모하는 사람마다 송덕(頌德) 소리 드높네.

영주 아동문학소백동인회 박근칠(시인) 아동문학가는 “정도전 선생은 고려 말 공민왕 때 한해에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당하니, 묘소 옆에 여막을 짓고 삼년동안 시묘살이를 한 효자였다”며 촌거즉사(村居卽事)에 대한 소감을 아래와 같이 적었다.

오언율시 『촌거즉사』를 보면 여묘(廬墓) 옆에다 초막을 짓고 살면서 세상살이에 대한 걱정은 잠시 잊고, 햇빛이 밝은 낮 동안은 열심히 글공부를 해오고, 해가 질 무렵엔 맑은 바람이 불어 한결 시원함을 느낀다고 매우 동심 같은 마음을 서정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또 여막의 쪽문으로 푸른 산이 보이고, 밤이면 밝은 달이 친구처럼 가까이서 이웃이 되어주니 정말 고향마을 이곳이 좋다고 읊고 있다. 갑작스레 우환이 생겨 이곳에 내려와 잠시 쉬고 있는 것일 뿐, 내가 세상에서 하던 일 모두를 다 버리고 온 것이 아니기에 언젠가는 돌아가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큰 뜻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이 시를 지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영주시민신문(http://www.yjinews.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주소 : 36078 경상북도 영주시 구성로 407 2층 전화번호 : 054) 636-3033
연구원 이메일주소 : sambong3033@naver.com

Copyright(C) 삼봉연구원. All Right reserved.